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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존재론 하이데거

cbc 2023. 5. 27. 21:23

 


출생 - 사망1889년 ~ 1976년
직업 - 철학자
분야 - 실존주의 철학
국적 - 독일
관련인물 - 키에르케고르, 휠덜린

 

 

 

하이데거는 오늘날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명성이 높은데, 그가 대단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카리스마 때문이었다.

실제로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하이데거라는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이데거의 무엇이 그렇게 대단하냐고 묻는다면, 그는 달변가였고 매혹적으로 철학을 이야기하는 재능이 넘쳐났다고 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이데거는 인간을 솔직하게 인간이라 칭하지 않고 현존재現存在라든가 세계-내-존재世界內存在라 불렀다.

그래서 하이데거의 책을 펴고 중간부터 읽으면 “현존재인 세계-내-존재는 존재론적 차이에 의해 존재자를 존재자답게 하는 존재를……”처럼 설명하기 때문에 전혀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하이데거 자신이 만든 신조어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귀에 익숙하지 않은 전문용어가 유창하게 쓰여 있으면 그 나름대로 멋지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철학이나 사상의 전모를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매우 깊이 생각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 때문에 “그래서 하이데거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지?”라는 세상의 질문에 하이데거의 동료 철학자조차 잘 모르겠다고 답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하이데거는 그만의 독특한 철학 언어를 달변으로 설명했고, 세상의 비밀이 바로 밝혀질 것만 같이 긴장감 있게 강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어 학생들이 빠짐없이 몰려들었다.

 

 

존재의 철학

 

카리스마를 지닌 하이데거는 철학을 탐구하는 방식도 도전적이었다.

 

“지금까지 철학은 사람이나 사물의 상태에 관해 질문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네.

바로 ‘존재한다는 것은 본디 어떤 의미인가?’이지.”

 

지금까지의 철학은 사과는 정말로 존재하는지, 존재하는 사과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필사적으로 물었지만, 하이데거는 철학자들이 ‘사과가 존재한다는 것이 본래 어떤 의미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존 철학은 전혀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자신이 그 존재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의미심장하게 주장했다.

그러면 하이데거는 어떤 식으로 존재에 관해 철학했을까?

 

그는 존재가 인간 안에서 생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우선 그는 ‘존재’가 언어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존재라는 말을 사용하여 ‘존재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명확히 인간이다.

동물은 존재란 무엇인지에 관해 결코 의문을 갖지 않는다.

아니, 동물이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존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그러면 결국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말의 의미는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문제로 환원된다.

하지만 여기서 잘 생각해보자. 인간은 이미 존재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 인간이 존재에 대해서 철학할 필요도 없이 존재라는 말의 의미를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존재라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처음부터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조차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우선 우리가 사용하는 존재가 대체 어디에서 유래한 말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그는 존재에 대해 알고 싶다면 먼저 인간을 알아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논리를 그 유명한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으로 정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미완으로 남아 하이데거가 존재의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려 했는지 알기 어렵다.

《존재와 시간》은 “‘존재’에 의문을 갖는 인간이란 대체 무엇인가?”라 질문하며 인간 분석에 집중한 나머지 중간부터는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자각함으로써 인간이 된다”는 등의 인생론 같은 내용이 되어버린다.

이는 하이데거의 책이 ‘존재철학’이라기보다 ‘인간철학’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존재 없는 존재론’이라 야유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이데거의 저서 《존재와 시간》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상권만 간행됐고 존재의 수수께끼도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그는 주변에 상권은 어디까지나 하권을 위한 준비 작업에 불과하고 하권에서는 존재의 정체에 관한 매우 놀랄만한 전회轉回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권은 집필되지 않았다.

하이데거가 우리에게 대체 무엇을 이야기할 예정이었는지는 오늘날에도 알 길이 없고, 철학계 최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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