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데 시장까지 오지 마세요
큐피가 50〜79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식생활종합조사’에 따르면, 시니어가 외식하는 목적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서’, ‘간단히 끝내려고’ 등으로 바뀌고 있었다.
지금은 도시락 배달 서비스가 맛있는 것, 간단한 것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사회 전체가 고령화가 되고 독거노인이 많아지면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자녀들의 걱정도 따라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큰 걱정거리는 건강문제지만 하루 3번 식사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장보기와 요리부터 어려움이 있다.
식자재를 사기 위해 마트까지 가서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오는 길은 시니어에게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요리하면서 가스와 식칼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와 부상 위험도 뒤따른다.
그렇다고 해서 냉동된 가공 식품만 먹다 보면 영양 섭취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니 이 또한 걱정이다.
시니어는 건강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고르게 영양요소가 분배된 식단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시니어를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다.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인구 고령화와 시니어의 소비 확대가 한몫을 했다.
기존의 70세 이상 시니어 대부분은 집에서 요리하고 식사를 했다.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한 상황에서만 도시락을 사와서 먹었다.
그러나 단카이 세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요리하는 것이 싫고 외식보다 도시락 배달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른바 ‘요리 이탈 시니어’가 증가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가 성장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일본에서 시니어를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는 지자체로부터 위탁을 받은 NPO나 도시락 배달업체가 독거노인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사회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이를 영리 사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회사가 와타미타쿠쇼쿠라는 외식업체다.
1978년 식재료를 배달하는 회사로 출발해 2008년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전한 와타미그룹은 2012년부터 시니어를 위한 도시락 배달 사업을 본격적으로 브랜드화하는 데 집중했다.
식재료 배달과 이자카야 운영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 푸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편의점 시니어 배달서비스
와타미그룹이 성공 가도를 달리자 세븐일레븐을 필두로 패밀리마트, 로손 등의 편의점도 시니어를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니어 비즈니스의 미래에 주목한 것이기도 했지만 시니어 시프트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본은 청소년 인구 감소와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편의점 소비자의 주 고객이 20〜30대에서 40〜50대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장거리 외출이 어려운 시니어 이용자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편의점의 도시락 소비자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젊은 층이라고 한다면 일본의 경우에는 시니어라고 할 수 있다.
점포 수가 약 1만 9,000개로 일본을 대표하는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2000년에 편의점 식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븐밀서비스를 설립했다
집에서 거주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도시락 및 식료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인데 500엔(5,000원) 이상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2,000여 종의 상품을 무료로 배달해준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갈 수 없는 시니어가 많기 때문에 인기다.
식단은 칼로리와 영양까지 고려해 구성을 매일 새롭게 하는데 소비자들은 주간식단
표 카탈로그를 통해 다음 날 또는 주말에 먹을 음식을 미리 정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배달 식품을 개발하면서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과 목표를 고수했다.
① 건강을 배려한 식사를 제공한다. 시니어의 건강을 위해 15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영양 관리사가 감수해 열량은 300킬로칼로리, 염분은 2.2그램 이하로 제한한다.
밥은 남기지 않게 190그램과 240그램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② 시니어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상품 내용은 시니어를 고려하지만 시니어 외에 젊은 층, 주부도 대상 고객으로 한다(시니어는 자기보다 젊은 층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오히려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③ 정액제를 활용한다(사실 정액제는 한 번 계약하면 해약을 하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나아가 사전에 판매량을 예측할 수 있어 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를 위해 세이노택배와 제휴했다.
세이노택배는 지역에 사는 여성을 배달원으로 고용하면서 세븐일레븐 유니폼을 입게 했다.
세븐일레븐의 상품을 배달할 때 역으로 시니어가 필요하다는 상품의 주문을 받거나 안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2017년에 150개 점포에서 시험적으로 도입했는데 2019년까지 전국 3,000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 배달도 시작했다.
도쿄 도심에서 테스트로 시행해본 결과, 도심 사무실 배달 서비스 고객의 주문가액이 방문 고객보다 더 클 뿐만 아니라 고객 충성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니어 전문 도시락
시니어 전문 도시락 배달업체 ‘택배쿡123(www.takuhaicook123.jp)’도 주목받고 있다.
전국 300여 개 점포가 있으며 280개 지자체로부터 지정 배식 사업자로 업무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123’은 서로 이웃하는 집이 3채가 있을 때 양쪽 옆집처럼 좋은 이웃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긴 네이밍이다.
이 회사의 경영방침은 ‘가족은 없어도 이웃은 있다’라는 마음으로 시니어를 배려하면서 기업(효율)이 아니라 가업(비효율)집단을 지향하고, ‘배를 채우는 것이 80%라면 마음을 채우는 것은 100%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매일 배달되는 도시락으로 시니어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는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택배쿡123 역시 전문 영양관리사가 시니어의 부족한 영양소를 고려해 개발한 1,000개의 레시피를 사용하고 있으며 배달과 함께 시니어의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1999년에 설립된 도시락 판매업체 시니어라이프크리에이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UDF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업계 2위이며 연매출이 90억 엔(900억 원)인데 그 중에서 80% 정도가 택배를 활용한 가정 배달이다.
일본에서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조건을 고려해 시니어를 위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① 더운물이나 전자렌지로 간단하게 요리 가능
② 영양관리사가 감수해 영양과 맛, 편식을 방지하는 밸런스형 메뉴
③ 계약 농가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품질과 안전을 철저하게 점검
④ 비만 방지와 건강을 위해 저칼로리, 저염분 식단
⑤ 고혈압, 당뇨병, 신장병, 통풍 등 환자용 식단도 준비
⑥ 질리거나 싫증 나지 않는 다양한 메뉴
⑦ 냉동 또는 상온에서 먹을 수 있는 비상식
미국식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
일본이 도시락에서 콩과 토마토를 먹는다면 미국은 통조림에서 꺼낸다.
전통적으로 즉석조리나 냉동 간편식으로 한 끼를 때우는 사람이 많은데 내용물 때문에 불만인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육류를 메인으로 하고 밥, 파스타, 야채 등을 곁들인 도시락이 출시되고 있다.
미국 역시 1〜2인 가구가 많고 다들 너무 바빠서 도시락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당연히 배달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마사의 시니어구르메는 시니어들에게 다양한 가정식 식사를 배달하는 업체다.
시니어 케어분야에서 활동했던 창업자의 경험이 창립 바탕이 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약속을 내걸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28가지의 점심과 저녁식사를 4주 간격으로 제공하는데 냉동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받으면 바로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5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팩이 달린 단열가방과 함께 배달되는데 이 가방은 다음 배달 때 회수한다.
만일 고객이 집에 없으면 가방을 문 앞에 놓고 간다.
이때 일일 모니터링 리포트에 기록하기 때문에 시니어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당뇨식, 신장질환식, 저칼륨식 등 소비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메뉴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계절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도 균형이 잘 맞는다.
배달음식이 싫다면, 좀 더 특별한 음식을 원한다면 전문 셰프의 출장 서비스도 있다.
시니어를 위한 셰프는 2013년 바렛 앨먼이 설립했다. 바렛 앨먼은 25년 이상을 외식업계에서 일한 주방장이자 레스토랑 주인이었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찾은 시니어 손님들의 고충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시니어들이 집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듣다가 셰프가 직접 집에 찾아가 개인 맞춤형 요리를 해주는 비즈니스를 떠올렸던 것이다.
소비자가 신청하면 셰프가 직접 장을 보고, 주간 또는 2주 일정으로 방문해서 원하는 요리를 직접 해준다.
얼리지 않은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시간 기준으로 9달러(9,900원)부터 시작하는데 10개 내외의 음식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준다. 창
업 이후 8개 주에서 9만 명이 넘는 시니어들의 식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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