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인재를 파견하다
퇴직 후 인생 2모작을 위해 재취업을 하고 싶은 시니어들, 그런데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다.
이런 요구에 부응해 만들어진 것이 시니어 인재 파견회사인 고우레이샤이다.
고령자와 일본어 발음이 같은 고우레이샤는 60세 이상만 채용하는 ‘고령자의, 고령자에 의한, 고령자를 위한’ 회사다.
설립자는 도쿄가스 출신의 야마다 겐지다.
2000년 새로 설치한 가스기기를 점검하는 업무를 전 직장에서 위탁받으면서 창업했다.
퇴직자 25명으로 시작했는데 2002년 노동자 파견 사업, 2004년 유료 직업 소개 사업으로 확장했다.
2017년 6월 현재, 등록 사원이 약 861명인데 취업자 392명(취업률 45.2%), 평균 연령이 69.6세다.
사원의 등록조건은 60세 이상 75세 미만이고 희망자는 업무 경험과 자격증 보유 등 근로조건을 등록하면 된다.
사전에 일하고 싶은 업무와 시간을 등록하면 이에 맞춰 업무가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시니어의 희망과 적성에 맞는 근무처가 결정되며 고용 계약을 체결한 다음, 고객회사에 파견된다.
정년제도, 구조조정도 없으며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거의 없어 83세의 최고령자가 있을 정도다.
‘70세 생애 현역’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 3일 근무에 월 보수 8〜12만 엔(80〜120만 원)이 표준 모델이며 주 5일 업무를 2〜3명이 분담하는 워크 셰어링을 하기도 한다.
시니어의 체력을 고려해 여러 명이 나눠 일하게 해서 취미 생활과 집안일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하는 워라밸 형태인 것이다.
주요 업무는 가스 검침과 가스요금 수금, 가스 설비의 유지 보수 등 가스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외에도 가전 수리, 에어컨 청소, 유인물 배부, 연립주택 관리, 경리 업무 등 100여 가지에 달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파견된 회사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니어 연수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 매너와 실무 연수, 젊은 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을 교육해 젊은 직원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우레이샤는 시니어의 활약을 촉진하는 선구적이고 대표적인 기업이다.
비즈니스 구조를 짜면서 시니어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예를 들어, 젊은 직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니어는 ‘매일 일요일’이다.
경험이 많아 교육 비용이 적게 들고 즉시 적응이 가능하며 정사원이 아니라서 잔업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고 주말에도 일을 시킬 수 있다.
또한 현역시절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젊은 세대를 지도하고 기술을 이전할 수도 있다.
기업들이 저비용, 고품질의 시니어를 찾는 이유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일자리와 보람을 동시에 찾을 수 있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건강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해서 건강해진다.
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을 업종별, 지역별로 확충하고 있다.
시니어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012년에는 가사 대행 서비스인 카지완을 출시해 여성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 사업도 시작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상품의 개발과 농업 비즈니스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역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
퇴직 후에 건강한 시니어가 지역사회에서 활약하는 커뮤니티인 ‘시니어 소호(SOHO) 보급 살롱 미타카는 1999년에 미타카에 사는 게이오대 동창생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미타카는 도쿄에서 약 18킬로미터 떨어져 도심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베드타운으로 퇴직자가 많이 살고 있다.
동창생들은 퇴직 후에 도서관이나 기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살려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풍부한 지혜, 경험, 기술, 인맥을 가진 건강한 시니어를 결집해 지역문제를 지역주민이 해결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만든 결과물이다.
이 커뮤니티는 퇴직자들의 지역 데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IT에 강한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정부에서 조성금 600만 엔(6,000만 원)을 받아 시작했다.
시니어가 시니어 자신을 지원하는 지역 활동의 모범사례로 주목받는 사업형 NPO다.
현재 교육 사업은 시니어에 의한, 시니어를 위한 PC교실이 중심이다.
미타카의 미타카산업플라자에서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미타카에 있는 초·중학교에서 위탁하는 사업을 총괄하며 지역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지역 니즈에 맞춰 SNS에서 회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워킹그룹을 만들어 미타카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초등학교 지킴이(스쿨 엔젤스), 사업 매칭(이키이키플라자), 시니어 무료 직업 소개(와쿠와쿠 서포트) 등 여러 가지 사업이 있으며 수주한 사업에 지식과 경험을 고려한 회원을 파견하는 구조다.
최대 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한 초등학교 지킴이 사업으로 연간 계약금액이 2,700만 엔(2억 7,000만 원)이다.
시내 15개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교문에서 4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또한 8개 초등학교와 교정에 잔디밭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 어린이들과 함께 유지 및 관리를 하고 있다.
회원은 최고 경영자, 의사, 교수 등 다양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14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균 연령 68세이며 최고령자는 86세다.
지역을 지원하는 사업을 연간 10건 정도 수주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약 1억 엔(약 10억 원)이며 연회비는 1만 엔(10만 원)이다.
입회하면 지위고하가 없고 회원과 매니저만 있다.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수주하면 사업별로 매니저 1명이 지정되고 수익 사업을 책임진 매니저가 적임자(회원)를 공모해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보수는 사업을 수주한 회원이 10%, 매니저가 10%, 법인이 20%를 받고 나머지 60%를 회원에게 분배한다.
자원봉사와 달리 발주 및 수주의 비즈니스 계약으로 정당한 보수를 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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