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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산업] 맞춤형 여행 서비스

cbc 2023. 6. 28. 19:33

 


일본 시니어 여행 인구


일본은 단카이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7년 무렵부터 시니어 대상의 관광정책을 정부가 주도해 지역문화 활성화 관광정책과 결합했다.

그 결과, 그린투어리즘, 시니어 관광루트 프로그램, 귀농 촉진 프로그램, 정주 촉진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졌다.

여행과 평생교육을 함께 하는 클럽투어리즘, 트래블스터디 등도 이때 만들어졌다.

 

일본의 대표 여행사인 클럽투어리즘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50〜60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행과 시니어 라이프에 관한 의식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시니어의 80.6%가 자신을 ‘나이보다 건강하다’라고 답했고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비결로 여행(국내)을 1위(71.8%)로 뽑았다.

세금을 인상해도 소비를 줄이고 싶지 않은 것 1위(72.3%) 역시 여행이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일본 여행사들은 시니어를 위한 여행 상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50세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한 어른 휴일클럽을 판매했는데 회원이 계속 늘어나 지금은 무려 200만 명에 달한다.

JR규슈는 7성급 호텔이라는 뉘앙스로 ‘7개 별’이라는 3박 4일 고급 열차투어 상품을 내놓았다.

가장 비싼 패키지가 100만 엔(1,000만 원) 정도로 고가인데도 응모자가 많아 추첨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장애가 있는 시니어도 편안한 맞춤형 여행


 

시니어 여행 상품이라고 하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쉽고 즐겁게’라는 전제조건을 지켜야 한다.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 투어, 즉 배리어 프리 여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럽투어리즘이 1995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지팡이와 휠체어로 가 동행하기 때문에 지팡이는 물론이고 휠체어를 탄 시니어도 문제없이 여행할 수 있다.

도우미가 여행물품을 운반하고 식사와 목욕을 돕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니어, 장애인, 환자 등 그 누구라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여행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연간 이용자가 1만 명이 넘는다.

 

70세부터 떠나는 여행 상품은 시니어의 체력을 고려해 일정을 여유 있게 짜고 동년배끼리 적은 인원으로 쾌적하게 즐기도록 설계했다.

‘어디에 갈까?’가 아닌 ‘어디에 누구와 가서 무엇을 할까?’의 관점에서 개발된 상품이다.

하루 평균 적게는 한 곳, 많게는 세 곳 정도 여행하기 때문에 일정이 비교적 여유롭다.

숙소에는 일찍 도착하기, 아침에는 느긋하게 출발하기, 식사는 맛있는 음식을 조금씩 하기, 장시간 걷지 않기, 버스 탑승인원은 제한하기, 1시간 반마다 휴식하기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1인 여행객, 즉 혼행(혼자 떠나는 여행)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상품도 개발해서 판매 중이다.

일본 사람들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단체 여행을 할 때에도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걷는 속도를 맞춘다거나 정해진 시간 내에 식사해야 하는 일들이 그렇다.

일행들과 일정을 맞추거나 여행지에서 개별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생각해 혼자서 여행을 즐기려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어나고 있다.

 

상품 구성은 까다롭다면 까다롭고 세심하다면 세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다.

우선 친구나 가족과 여행하려는 사람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여행객끼리 버스 좌석이나 방을 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고가 상품의 경우 버스 좌석도 1인 2석을 제공한다. 당일치기부터 해외여행까지, 일본 내 온천 여행부터 꽃놀이, 미술관 투어, 크루즈 여행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60대, 70대 등 연령대별 상품이 있으며 혼행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규모로 인원을 제한한다.

당연히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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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을 고려한 단계별 여행 프로그램


 

미국의 스미스소니언여행사는 시니어의 액티비티 레벨을 설정해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니어 전문 여행사다.

 

스미스소니언여행사의 여행 전문가가 설정한 액티비티 레벨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쉬운 단계인 레벨 1은 한 도시에만 머무는 여행이다. 박물관 방문, 시티 투어를 하면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걷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교적 이동 거리가 짧고 대부분 평평한 지역에서 걷지만 때론 난간 없는 계단을 오르내리게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이동성이 좋고 하루에 최소 3시간의 활동에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적당한 단계인 레벨 2는 하루 종일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다소 긴 일정이다.

시티 투어, 박물관 방문 등이 포함되며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걷게 된다.

때로는 자갈 계단, 난간 없는 계단, 엘리베이터 없는 계단, 높은 계단이 있는 기차에 오르는 등 험난한 지형을 만날 수도 있다.

장기간의 여행에 신체적으로 적합하고 편안한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레벨 3는 적당한 활동이 포함된 여행 상품인데 언덕이나 제한된 구역 등 힘든 일정이 옵션으로 포함되기도 한다.

장시간 동안 서서 걸어야 한다.

하이킹부터 야간 기차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하며 일부 일정은 이른 아침 출발, 늦은 저녁 도착이 될 수도 있다.

긴 육로 여행, 야생동물 사파리, 해양 유람, 국제 기차 여행, 미국 국립공원 투어 등의 상품이 대표적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며 오랜 기간의 활동에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고 약간의 육체적인 노력을 기대하는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레벨 4는 하이킹, 트레킹, 카약, 래프팅, 사이클 등 다소 힘든 신체 활동이 포함된 상품이다.

페루의 마추픽추 하이킹 관련 상품은 하루 8시간까지 움직이기도 한다.

야외에서 캠핑을 해야 하는 상품도 있지만 호화로운 숙박이 포함된 고가의 상품도 있다.

 

레벨 5에는 딱 하나의 상품만이 존재한다. 11일짜리 킬리만자로 등반인데 가격은 최저 7,000달러(770만 원)부터다.

하루 25킬로미터 이상을 움직여야 하는 매우 힘든 일정이다.

 

유럽의 경우 배리어 프리 여행을 넘어 ‘접근 가능한 관광(Accessible Tourism)’을 추구한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임산부, 영·유아, 시니어 등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관광이다.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에서는 ‘모든 이에게 여행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돈 없는 사회적 약자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우리나라 시니어 여행


 

2016년 우리나라 통계청이 조사한 65세 이상 시니어 통계에 따르면, 시니어들의 휴일 여가 활용 방법으로는 TV 시청이 가장 많았다(83.1%). 휴식이 51%였고, 관광 활동은 3.7%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반면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여가 활동으로는 ‘관광’이 가장 높았다(51.1%). 마음은 있지만 몸과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서도 60대 이상 4명 중 1명(26.1%)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건강문제’를 꼽았다.

이는 50대(3.6%)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이제는 돈과 시간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5060 액티브 시니어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시니어에 최적화된 여행 상품이 질적, 양적으로 개선만 된다면 시니어 여행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50대 이상 해외여행 출국자는 2011년 311만 명에서 2016년 575만 명으로 약 85% 증가했다.

또한 몸은 불편하지만 여행은 하고 싶은 시니어, 아픈 다리를 이끌고 기념품 가게를 돌아다니는 단체 여행이 내키지는 않지만 자유 여행은 자신 없는 시니어, 생을 마감하기 전에 자녀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시니어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인프라와 인식의 변화다.

일본에는 심지어 인공호흡기를 달고도 원하는 여행을 끝마칠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이 있고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다.

배리어 프리 관광 추진기구 같은 조직에서는 간병 서비스가 가능한 모든 여행 프로그램을 취합하고 전국 관광지나 숙박 시설의 휠체어 사용에 따른 문제점 유무 등의 정보를 조사해 여행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무료 전철을 타고 하루를 때우는 시니어가 많은 상황, 무릎만 조금 아파도 선뜻 떠날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

하지만 시니어 소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서비스의 질도 곧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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