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에서 피트니스센터는 더 이상 젊고 건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청년층이 점점 줄어들고 단카이 세대를 중심으로 한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의 삶은 연금과 근육이 결정한다”, “근육 저금, 근육 잔고”라는 신조어와 함께 근육을 강화하는 시니어용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일본 유명 피트니스 체인인 센트럴스포츠 회원 41만 명 중 38%가 50세 이상이다.
시니어들이 피트니스센터를 커뮤니케이션 장소, 사교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들이 지역사회나 건강한 삶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집을 나와 피트니스센터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고객인 단카이 세대가 70세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도저히 다닐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특히 단카이 세대 대부분이 후기 시니어가 되는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30%를 넘어서고 간호가 필요한 시니어가 7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피트니스업계는 장기 요양 시설 내에 센터를 개설하거나 지자체 개호 예방 사업을 수탁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두뇌에도 근육이 필요한 시기
Open(열림),Youth(젊음),ip(활력)의 앞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은 코나미스포츠클럽의 오이즈는 60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가 운동을 통해 활기차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 건강으로 자아를 찾는 것,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해 잠자고 있던 젊음과 활력을 일깨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이즈운동스쿨에서는 시니어들의 팔다리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기본코스 외에 두뇌 활성화코스가 있다.
계단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면서 리듬에 맞춰 팔다리를 움직여 억지로라도 두뇌를 사용하게 하는 운동법이다.
3분 정도의 운동을 반복해 총 20분 동안 체력에 맞는 두뇌 훈련을 하면 치매뿐만 아니라 운동 기능 저하 및 대사 증후군 예방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시니어는 두뇌에도 근육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지자체에 지역 지원 사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시니어 건강 만들기’ 프로그램을 위탁받아 피지컬 테라피스트(Physical Therapist), 간호사, 영양관리사, 건강운동지도사가 검수한 운동 기능 향상, 운동 기능 저하증후군 예방, 구강 기능 향상, 치매 예방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치매 예방에 초점을 맞추다
르네상스스포츠클럽은 1979년에 창업해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130여 개의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피트니스업계가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했던 시기에 시니어를 조준했다.
1994년에 선구적으로 60세 이상이면 할인해주는 시니어 회원제를 시작해 현재 회원의 절반이 50대 이상이다.
건강 프로그램은 두뇌 훈련 운동, 밸런스 운동, 근력 향상 운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두뇌 훈련 운동은 반응력, 반응 속도, 뇌혈관 흐름을 활발하게 하는 훈련이며 치매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령자 운동을 피트니스센터가 하다
1969년에 설립한 센트럴스포츠(www.central.co.jp)는 건강 산업의 선구자 같은 피트니스센터다.
재활부터 치매 예방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 육성을 목표로 수영교실과 체조교실 등의 스쿨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피트니스, 레저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해 전개하고 있는데 특히 ‘개호 예방 서포트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10년간 30세 이상 회원이 전체 48%에서 26%로 줄었고 60세 이상이 18%에서 37%로 늘어난 것을 보면 고령자 운동에 대한 니즈가 높은 시니어층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발맞춰 고령자 운동을 특화한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면서 근력 향상 및 낙상 예방을 위한 출장 지도를 하고 있다.
고령자 운동 프로그램 도입에 필요한 기자재 측정, 시설 설계, 계획 수립, 연간 스케줄 작성 등을 거쳐 시설 내 직원이 운동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연수까지 지원한다.
한편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 지도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령자 운동지도원 육성강좌를 개설해 현장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또한 피트니스센터를 시니어의 사교장으로도 이용하는 종합형 클럽을 지향하고 있다.
스포츠 외에 영어회화, PC교실 등을 운영하고 여행업을 허가받아 1일 워킹투어, 호놀룰루 마라톤투어, 마스터 수영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여성을 우대하다
코시다카홀딩스는 2005년부터 세계 최대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인 미국의 커브스 콘셉트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www.curves.co.jp).
‘여성 전용, 샤워장 없이 운동 시간 30분’이라는 특화된 콘셉트로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여성을 공략했다.
그 결과, 피트니스 시장이 어려워졌을 때에도 매년 점유율이 늘어났고 10여 년 만에 회원 70만 명, 점포 수 1,700개를 돌파했다.
이용자는 50대 이상이 84%, 60대 이상이 58%이며 시니어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30분 순환 운동법’이 특징이다.
근력 훈련과 정형화된 스트레칭이 30분 안에 끝나는 프로그램인데 기존 운동법보다 유산소 운동 효과가 3배 더 높다.
커브스는 1992년 텍사스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여성 대부분이 빠르고 효율적이며 편안한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된 여성 전용 클럽이다.
임대료와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남성을 위한 운동 기구나 샤워 시설을 배제한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90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국내에도 전국 350여 개 매장이 있다.
‘마네키네코’라는 이름으로 노래연습장 체인 사업까지 진출했다.
시니어를 위해 디자인된 운동 프로그램
토큐스포츠오아시스(www.sportsoasis.co.jp)는 도쿄를 중심으로 약 40개 점포를 갖고 있으며 60세부터 시작하는 ‘시니어를 위한 건강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밸런스 능력, 근력 유지 향상, 인지 기능 향상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폭넓은 연령층에게 제공한다.
더 나이를 먹은 뒤에도 일상 동작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준비코스와 목과 허리 통증 등 불편한 사람을 위한 정비코스가 있다.
2006년부터는 시니어 전용 스튜디오인 신주쿠 액서사이즈 룸을 개설해 교통이 편리한 위치에 원 플로어로 안심·안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들이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는 안전 시설을 설치하고 시니어 전문 트레이너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운동을 못하는 사람도 가볍게 배울 수 있는 태극권이나 요가교실도 운영한다.
같은 세대의 참가자들이 서로 안심하고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커뮤니티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루한 운동에 재미있는 상황극 접목
웰니스프론티어는 오카모토그룹의 자회사로 피트니스클럽 조이피트( Joyfit)와 개호 예방 피트니스 조이리허( Joyreha)를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이피트는 일반적인 월 회비제도 외에 회비 없이 6~10분에 100엔(1,000원)인 시간 종량제도 운영하고 있다.
젊은이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여성 전용 공간도 있다.
조이리허는 재활 습관을 통해 시니어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독자적인 프로그램 덕분에 90일 만에 지팡이 보행자의 80% 이상이 보행 기능과 밸런스 기능이 개선되었다.
또한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가 복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1일 3시간씩 할 수 있는 개인별 메뉴를 제안해 자신에 맞는 기능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버스, 지하철에 승차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등 자체 개발한 9종의 오리지널 머신으로 컨디션과 목표에 따라 효과적인 운동을 하게 된다.
젓가락을 사용해 식사하거나 직접 세탁기를 가동시킬 수 있는 생활 기능 훈련, 자택에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체조 등을 소개하고 있다.
병원과 연계한 미국의 피트니스센터
미국 역시 시니어 피트니스 산업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시니어 전용 헬스클럽인 니프티 애프터 피프티는 메디컬그룹인 모나크 헬스케어와 공동으로 시니어들을 위한 헬스클럽을 운영 중이다.
체력 단련뿐만 아니라 건강 검진을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을 가르치고 있으며 운동 시 컴퓨터를 통해 건강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 헬스클럽을 창립한 셸던 진버그 박사는 전직 의사인데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메디 케어 프로그램인 케어모어를 창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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