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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철학자 24

[쇼펜하우어] 부정의 힘

부정의 힘 쇼펜하우어는 “자신을 극복하는 사람에게는 세계가 열린다”라고 말했다. 극복은 언제나 부정을 전제한다. 거부 없는 극복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하다. 극복의 논리를 생각하면 제1차 세계대전이 패전으로 끝난 후 헤세가 내놓은 《데미안》(1919)에서의 한 구절이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 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삭스이다. 알을 깨고 나온 새만이 살아남는다. 알을 깨지 못하면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깨야 한다! 깨지 않고서는 그 어떤 삶도 가능하지 않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깨야 할 때는 의지가 요구된다. 의지의 형이상학이라 불리는 염세주의는 바로 이때 제 역할을 한다. “의지는 필연적으로 하..

철학/철학자 2023.05.20

[쇼펜하우어] 고통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사람들

바그너 쇼펜하우어를 발견한 천재. 그의 이름은 음악가 바그너였다. 바그너는 쇼펜하우어를 천재라 칭했고, 스스로도 쇼펜하우어 추종자라고 서슴없이 밝혔다. 1854년 바그너는 친구인 시인 헤르베크의 추천으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처음 접하게 된다. 바그너의 나이 마흔한 살 때의 일이다. 음악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완숙기에 달한 나이다. 바그너는 그 독서의 영향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대한 구상을 한다. 이후 이어지는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들은 모두 쇼펜하우어의 영향하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젊음과 늙음이라는 자극적인 이슈를 내걸고 등장한 신세대 청년독일파는 세대 간의 갈등을 첨예화시켰다. 늙은 세대는 육체의 가치를 높이 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년에 대한 인식으로 무장한 신세대는 늙은 세대..

철학/철학자 2023.05.19

[쇼펜하우어]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인생은 고통과 고뇌로 이루어져 있다는 인식이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이다. 이토록 힘든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통으로 가득 찬 인생을 견디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형이상학적 의지설 혹은 의지의 형이상학. 이것이 일반적으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칭하는 말들이다. 그래서 그는 “의지의 형이상학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는 없다.”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다. 본질을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되고자 원하는 것이 되고 그가 원하는 것은 그의 실존에 앞선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 철학은 바로 이 불가능해 보이는 본질로서의 원하는..

철학/철학자 2023.05.19

[쇼펜하우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의 의지뿐

어떻게 살 것인가 여행을 많이 했던 철학자 쇼펜하우어. 그의 사상은 대부분 여행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여행을 통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사람 사는 곳이 어떤 곳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했다. 길거리에서 거지들이 손을 내밀며 동냥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쇼펜하우어는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는다. 그 러다 프랑스 툴롱Tulon에 있는 옛 감옥에서 고야가 그린 을 본 쇼펜하우어는 경악하게 된다. 소년이던 쇼펜하우어는 그 그림 앞에서 쉽게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무엇인가 마법에 걸린 양 그렇게 그림 앞에 한참을 머물렀다.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고개를 숙인 채 우울하기만 한 자세로 앉아 있는 노예.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고 두 손과 발이 쇠사슬과 쇠족쇄로 묶여 있어, 옴짝달싹할 수 ..

철학/철학자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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